40년 만에 모습 드러내는 美 부자들의 비밀 해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Malibu)에 있는 에스콘디도 해변(Escondido beach)이 오랜 법정 다툼 끝에 시민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해변 인근 집주인들이 일반인 접근을 차단한 지 어언 40년 만이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별장이 모여있는 도시 말리부/사진=언스플래쉬

지난 13(현지시간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미국 억만장자들의 저택이 밀집한 도시 말리부의 에스콘디도 해변이 40년 만에 공개된 사연을 전했다스페인어로 숨겨진이라는 뜻의 에스콘디도 해변은 1980년대 해변 바로 앞 두 주택 소유자들이 무단으로 여러 건축물을 설치한 뒤부터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법률은 만조선과 저조선 사이의 공간을 모두에게 개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토지소유권이나 불법건축물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이 얽히며 지난 수십 년간 해당 해변을 둘러싼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말리부 해안 풍경/사진=언스플래쉬

캘리포니아 연안 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는 6월 7일 두 주택의 현재 소유주들과 회의를 통해 불법 구조물 철거공용 시설 설치 및 복원 자금 제공을 합의했다두 부동산 소유주는 이전 주인에게 집을 양도받았을 뿐 직접적인 설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자금 제공에는 동의했다.

해변의 구체적인 공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위원회는 해변 주변에 5개의 주차장화장실공용 진입로 등 여러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총 300만 달러(약 38억원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며 그중 60만 달러(약 7억 7400만원)를 집주인들이 충당할 예정이다.

말리부에서 해변을 둘러싼 다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말리부 카본 해변(Carbon beach) 역시 2015년 캘리포니아 연안 위원회와 주민 간 법정 공방 끝에 공용 진입로가 생겼다. 2017년 캘리포니아 법원은 개인 사용을 위해 집 앞 해변을 폐쇄한 말리부의 한 사업가에게 복원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장주영 여행+ 기자 tplus@trip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