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쇼핑과 음식은 약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종합 만족도
1위를 차지한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김지인 스위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장
스위스정부관광청이 2025년 신년 행사로 스위스 여행 박람회를 13일 개최했다. 스위스 현지 파트너가 직접 최신 여행 정보를 공유하고 스위스 상품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한 여행 박람회에 올해는 총 17개 파트너사가 참여했다. 스위스 여행 박람회 디너 리셉션 현장에서 김지인 스위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은 ‘한국인의 스위스 여행시장 진단과 향후 마케팅 방향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인상적인 것은 프레젠테이션에 AI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는 이번 발표를 위해 스위스 통계청 데이터, TMS(Tourism Monitoring System) 통계 그리고 컨슈머 인사이트 데이터와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 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좌담회 내용을 AI에 학습시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물론 현장 발표에도 활용했다.
한국인이 많이 간 나라 전체 10위이자 유럽 3위 스위스
통계에 다르면 2024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 간 나라는 일본, 스위스는 전체 10위에 올랐다. 이는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9위)과 비슷한 수준, 유럽 내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여행객에게 있어 스위스를 포함한 유럽은 대체 불가한 차별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여행 자원을 지닌 매력적인 곳인 동시에 비용과 체력적 부담이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는 유럽 중앙에 위치해 인접 국가와 연계한 여행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인은 유럽 여행을 할 때 평균 3.3개 국가를 방문하는데 이중 31%는 스위스를 꼭 방문한다.
전체 유럽 여행 일정은 평균 12.4일, 경비는 448만원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스위스를 포함할 경우 여행 일정과 경비가 약간 상승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스위스를 포함할 경우 유럽 여행은 평균 12.9일, 1인 505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담회 결과 스위스는 2~3일 정도 체류하는데 이는 숙박비 등 물가가 비싸고 유레일패스를 사용할 수 없어 체류 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여행자 중 53%는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유럽(45%) 대비 더 많은 수치다. 스위스 패키지 상품 구입 채널은 종합 여행사가 59%, OTA 15%, 홈쇼핑 12% 순이었다.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시니어층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여행사의 알림을 받아보거나 평소 선호하는 여행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탐색한 후 구매를 결정한다.
한국이 스위스 여행객 중 과반 이상은 시니어 세대
한국인 스위스 여행객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 시니어 세대, MZ 세대, 성장기 자녀가구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이 차지하는 비율은 차례로 53%, 36%, 12%다.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는 계기는 세대별로 다르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유럽 여행은 부모로부터 독립해 처음 떠나는 원거리 여행지로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유럽 여행은 교육적 목적이 크다. 마지막 시니어 세대는 체력적으로 더 힘들어지기 전 인생 버킷리스트로 유럽 여행을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각자 계기는 다르지만 세대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있다. 바로 ‘도전’이었다.
스위스 여행에 대해 기대하는 점도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천혜의 자연경관에 대한 기대는 전 세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반면 MZ 세대의 경우 숙소에서 보는 경치와 액티비티에 더 관심을 보였다. MZ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스위스 여행은 ‘전망 좋은 숙소에서 즐기는 자연 풍경’이다. 그들에게 숙소 시설이 얼마나 좋은가 보다는 숙소에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스위스 여행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묻자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주변인의 추천, 살면서 한 번쯤 가보고 싶어서, 끊임없이 정보 습득을 하는 유럽 여행 중 휴식할 수 있어서 등이다. 스위스를 여러 번 방문한 여행객의 경우 ‘지난 방문 때 날씨가 안 좋아서 다시 가게 됐다’ ‘스위스의 자연 말고도 소도시와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해서’라는 답변도 있었다.
스위스 여행 추천 키워드로는 융프라우(15.4%)가 가장 많았다. 또 2023년과 비교해 자연 경관(+2.4% 포인트), 트레킹(+5.2% 포인트), 그린델발트(+3.2% 포인트), 알프스(+3.1% 포인트) 등 자연 관련 키워드는 상승한 반면 패러글라이딩(-3.7% 포인트), 액티비티(-2.3% 포인트)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지 종합 만족도 2년 연속 1위
최근 1년 이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1만20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스위스는 1000점 만점 중 812점을 받으면서 32개 국가 중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볼거리, 놀거리 등을 따지는 여행자원 풍족도는 유럽 내에서 5위를 차지했다. 볼거리와 쉼은 1위를 차지한 반면 먹거리와 살 것은 동일하게 11위에 올랐다. 청결과 위생, 안전, 치안 등을 평가하는 여행환경 쾌적도는 유럽 내 1위를 기록했다. 스위스의 여행환경 쾌전도는 물가(9위)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1위였다.
스위스 장점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자연 경관’이었다. ‘동화 속,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 같았다’ ‘힐링, 자연이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약점은 물가와 먹거리 그리고 쇼핑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불친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지인 소장은 “파트너사와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라며 개선 방향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김 소장은 “MZ 세대 및 자녀 동반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 패키지나 스위스 단독 상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홍지연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