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국제회의가 두 번째로 많이 열리는 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첫 번째는 싱가포르 그리고 우리나라가 2위다. 국제회의, 어려울 거 없다. 코엑스나 킨텍스같은 대형 컨벤션 홀에 전 세계 각국 관계자들이 모여 학술이면 학술, 산업이면 산업 등 특정한 주제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다. 중요한 건, 단순히 회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 회의가 진행되는 일정 중에 관광을 곁들이는 등 부수적인 소비 효과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4→2→1→1→2→2
의외의 성적
세계 약 7만3000여 국제기관 및 협회가 회원으로 있는 국제협회연합(UIA,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가 전 세계 국제회의 개최 순위 2위에 올랐다. 2019년 모두 1113건을 개최하면서 2018년 대비 25.1%p 성장했다. 더 놀라운 건 최근 5년간의 성과다. 2014년 4위, 2015년 2위에 올랐고 2016년부터 2년간 세계 1위에 올랐다가 2018년부터 2위로 떨어졌다. 1위 싱가포르는 2019년 120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국제회의가 우리나라 관광산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마이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9년 정부가 마이스 산업을 17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지정하면서부터였다.
특히 기업회의 단체 관광객은 일반관광객에 비해 높은 소비성향을 보인다. 일반 관광객에 비해 마이스 관광객은 돈을 많이 쓰고 간다는 뜻이다. 2018년 컨벤션을 목적으로 한국에 온 관광객이 평균적으로 쓴 돈은 1인 320
만5917원. 2018년 외래관광객실태조사에 따르면 외래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여행하면서 쓰는 평균 금액은 1342달러(약 156만원)에 비하면 2배가 조금 넘는 수치다. 순수 관광을 목적으로 온 여행객보다 회의나 학회 참석 등 다른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사람들이 여러모로 더 돈을 쓰고 간다는 얘기다.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18년 MICE 산업통계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MICE 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5조4351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 해에 발간된 ‘MICE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는 MICE 산업의 전체 경제적 파급효과로 생산유발효과가 약 21조2431억원, 고용유발효과가 12만403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 마이스(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코로나 여파로 잠시 주춤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마이스가 주춤하게 된 건 올해 초 터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때문이다. 나라 간 교류가 제한되면서 예정돼 있던 기업회의나 국제회의, 포상관광이 전부 중단됐다. 전세계인의 축제 올림픽까지 미룬 마당에 놀랍지도 않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여행사 국제관광객 유치 통계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인센티브 여행객 유치인원은 2019년 5월에 1만2026명이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히 감소해 2020년 3월에는 168명이 입국했고 4월부터는 인센티브 관광이 사실상 중단되었다.
지금은 숨 고를 때
언젠가 코로나 사태도 끝이 날 거다. 백신이 상용화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 가능하게 되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나라 간 교류도 다시 활발해질 거다.
코리아 마이스 뷰로에 올라온 ‘코로나 19 위기에 빠진 인센티브 관광’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인센티브 관광을 추진하는 기업의 70%는 인센티브 관광 예산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IRF(Incentive Research Foundation)이 250개 인센티브 관광 제공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1.5%가 2020년 1, 2분기에 계획했던 인센티브 관광을 3, 4분기 또는 2021년으로 연기했으며 25%는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 업계는 지금 숨 고르기 중이다.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면서 ‘독특한 장소(Unique Venue)’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특한 회의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장소를 발굴해 회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깟 장소가 뭐가 중요하냐 그 안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중요하지라고 되물으신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내가 남의 나라로 학회나 세미나 참석차 방문을 했다. 말 그대로 ‘일’을 하러 간 건데 그곳의 랜드마크 혹은 그 나라의 정체성과 문화가 담긴 이색적인 장소에서 회의가 열린다면 어떤 기분일지. 낯선 나라에서 의외의 상황에 맞닥뜨릴 때 우리는 생각보다 깊은 인상을 받는다.
‘이런 곳에서 회의가 열린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외의 공간들이 리스트에 올랐다. 온갖 보물로 가득한 국립중앙 박물관과 경주박물관은 물론 독립기념관, 스키점프대 등 생각지도 못했던 곳들이 한가득이다. 2020년 한국 대표 이색지역 회의명소로 꼽힌 장소는 모두 40곳이다. 이중 신규로 등록된 13곳을 소개한다.
2020 한국 이색 회의명소
– 신규 등록 13곳



1 하슬라아트월드 – 강원도
2 만화영상진흥원 – 경기도
3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 경남

4 국립경주박물관 – 경북
5 예술발전소 – 대구



6 뮤지엄 다 – 부산

7 트라이보울 – 인천


8 선샤인 스튜디오 – 충남


9 노들섬 – 서울

10 생각하는정원 – 제주

11 강릉오죽한옥마을 – 강원도
12 한지테마파크 – 강원도

13 독립기념관 – 충남
2020 한국 이색 회의명소
– 전체 리스트
<문화예술 분야>
강원도 DMZ박물관/
경기 만화영상진흥원(신규)/ 한국민속촌
경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신규)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신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대구 예술발전소(신규)
부산 누리마루/ 뮤지엄 다(신규)/ 영화의전당
서울 가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우리옛돌박물관/ 한국의집
인천 트라이보울(신규)
전북 왕의지밀(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
제주 본태박물관/ 제주민속촌
충남 선샤인 스튜디오(신규)
<레저스포츠 분야>
강원도 남이섬/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인제스피디움
경기 광명동굴/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서울 이랜드크루즈
인천 현대크루즈
<현대복합시설 분야>
부산 더베이101
서울 노들섬(신규
인천 파노라믹65
제주 생각하는정원(신규)
<역사·전통 분야>
강원도 강릉오죽한옥마을(신규)
경북 황룡원(경주)
인천 전등사
충남 독립기념관(신규)
홍지연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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