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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플 팩트체크] 기장 두 명이 비행기 조종을 하는데 왜 위험한가요?

장주영 여행+ 기자 조회수  

[여플 팩트체크] 기장 두 명이 비행기 조종을 하는데 왜 위험한가요?

지난 10일, 익명을 보장한 한 직장인 커뮤니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의 글 하나가 올라왔기 때문인데요. ‘적어도 7, 8월에는 진에어 타지마세요(feat. 현직 진에어 B787 기장)’. 안그래도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주위에서 여행지 물색 중인 분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그런 분위기 속에 이런 제목을 보니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해당 글의 핵심은 부기장 수가 부족해 조종사들의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로 누적이 이어지면 안전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글 게시자는 보통 항공기는 ‘기장-부기장’ 형태로 비행을 하지만 현재 부기장이 부족하다 보니 사측에서 ‘기장-기장’ 시스템으로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마디를 덧붙였는데요. 그 부분이 의아했습니다. “기장 2명이 조종석에 같이 앉아 비행을 하면 안전에 문제가 많았다”는 얘기였습니다.





맞습니다. 보통의 비행기는 기장 1명과 부기장 1명이 조종석에 앉습니다. 우리가 익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접했던 모습입니다. 신입 조종사에서 부기장으로 승급하는 것은 비행시간으로 나누는데요. 항공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비행 경력 약 3000~5000시간 이상으로 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급하는 것 역시 까다로운데요. 내부 평가와 훈련 등을 통과해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평균 10년 이상 걸린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베테랑이어야 한다는 말이겠죠.

바로 여기가 ‘핵심’입니다. 올곧게 한 분야를 베테랑, 그러니까 전문가로 살아야 ‘기장’의 반열에 오른다는 것이죠. 기장은 ‘Pilot Flying’이라고 일컫고, 부기장은 ‘Pilot Monitoring’이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기장은 영어 설명처럼 비행 조종에 관한 판단과 책임을 전적으로 집니다. 반면 부기장은 비행에 필요한 사전준비와 감시, 관찰 등을 맡는 것이죠.

기장은 분명 부기장이 하는 역할을 잘 알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이전까지 수천 시간을 해온 일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부기장만큼 잘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죠. 여행플러스는 보다 객관적이고 자세한 설명을 위해 전문가의 힘을 빌렸습니다. 현직 기장으로, 중동 지역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분을 섭외해 최근 논란거리에 대해 물었습니다.



일단 ‘기장 2인 운항 체제’에 대해 그 기장은 “기술적인 안전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습니다. 아무래도 동종업계의 이야기인 만큼 서로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이어 “기장과 기장 간 소통의 문제 때문일 것”이라며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면 위기상황 등 즉각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 자칫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필연적으로 기장들의 경우 나이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장거리 비행의 경우라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부기장이 있으면 눈치껏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편하지만 같은 기장끼리라면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날 밤 비행 뒤 연이어 새벽 비행을 나갈 수 있는지 묻자 그는 “법으로 한 번 비행을 다녀오면 12시간은 무조건 휴식을 지켜야 한다”며 “사실 12시간 뒤 바로 다음 비행에 나가라고 하는 것도 조종사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다. 생각보다 비행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털어놨습니다. 휴무일에 대해서는 “대중없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2~3번 비행에 나선다”며 “한 달 평균 15일 정도 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실 및 위생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기내식 논란에 대한 외국항공사 기장의 생각도 궁금했습니다. 그는 “이 부분은 외항사가 좀 나은 것 같다”면서 “한 20개 정도 되는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해 비행가기 전 앱을 통해 주문하고 비행 중 원하는 음식을 먹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을 제외한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기장 및 승무원에게 안전상 승객이 먹는 기내식과는 다른 메뉴로 제공하고 있지만 메뉴 수는 2~3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진에어 기장이라 주장한, 또는 진에어 내부인일 가능성이 큰 무명씨의 글 하나는 현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에어 측에서는 익명에 가려진 커뮤니티의 글 하나를 언론에서 공론화시키는 것이 바른 방법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해 말 겪은 참사가 얼만큼 큰 아픔을 주는지 겪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 아픔은 평생 진행형입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사전에 안전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티끌 하나 만큼의 우려가 있다면 걷어내는 것이 맞습니다. 단순히 눈앞에 닥친 불편함을 떨쳐내고 밀어내는 것만이 답은 아닐 것입니다. 안전한 대한민국 하늘길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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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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