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란타우섬은 홍콩에서 가장 넓은 섬이다. 침사추이 등 홍콩 도심보다 한적하면서도 디즈니랜드 등 핵심적인 관광 명소가 있어 홍콩 여행 고수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지역색이 뚜렷한 란타우섬에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도 즐비하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맛집 2곳을 소개한다.
서향소납손청소주(敘香燒臘餐廳小廚)

서향소납손청소주에서는 다양한 홍콩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오전 7시부터 문을 열고 오후 10시에 문을 닫아서 아침부터 저녁 중 어느 때나 들르기 좋다. 란터우섬 도심 전망을 감상하기 좋다. 좌석 수도 많은 식당이라 단체 여행객이어도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다.
한자와 영어를 병기한 메뉴판이 있어 주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바비큐 구이다. 오리, 돼지, 닭 등 다양한 고기를 판매한다. 밥과 곁들여 먹을 수도 있고 쌀국수와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바비큐 종류는 약 90홍콩달러(약 1만6000원) 정도다. 거위구이나 모둠 구이류를 시키면 칭다오 병맥주를 1홍콩달러(약 180원)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행사도 하고 있다.

그밖에 쓰촨식 물고기찜(140홍콩달러, 약 2만5000원), 쿵후 치킨(99홍콩달러, 약 1만8000원), 매운 가지에 짭짤한 물고기를 끓인 냄비 요리(94홍콩달러, 약 10원), 돼지고기 두부전골(99홍콩달러, 약 1만8000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밀크티, 커피, 레몬차 등 음료는 뜨거운 것 기준으로 20홍콩달러(약 4000원)다. 차가운 건 2홍콩달러(약 400원) 더 비싸다.
마감 직전 늦은 저녁에 방문해서 아쉽게도 구이류는 맛보지 못했다. 구이류를 제외하고 직원이 추천해 준 메뉴는 토마토 소고기덮밥(70홍콩달러, 약 1만2400원)과 쓰촨식 마파두부(94홍콩달러, 약 1만6700원)이다.

자리에 앉으니, 옥수수가 들어간 도가니탕과 비슷한 맛이 나는 국물을 내줬다. 마파두부는 쓰촨식이라서 마라 맛이 강하게 났다. 마파두부에 밥이 함께 나오지 않아서 추가로 주문해야 한다. 다만 두부가 연두부처럼 으깨지는 식감이라 반찬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처럼 즐기기 좋다.

토마토 소고기덮밥은 토마토의 새콤한 향이 살아있었다. 토마토 맛이 강하게 나는 소스에 토마토, 양파, 소고기 등을 같이 넣고 볶아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밥은 찰기 없이 흩어지는 길쭉한 인디카 쌀이다. 특히 덮밥류에 밥을 많이 준다.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2명이 밥류 1개, 밥이 없는 요리류 1개를 시켜 먹는 걸 추천한다.
여느 홍콩 식당이 그렇듯 고추기름, 소금, 후추 등이 자라마다 있어 기호에 맞게 첨가해 먹을 수 있다. 다만 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만 받는다.
십족풍미(十足風味)
십족풍미는 홍콩식 바비큐 구이 맛집이다. 가게가 좁은 편인데 늘 인파로 붐비는 맛집이라 식사 때에 맞춰가면 줄을 서야할 수도 있다. 한자와 영어를 같이 적은 메뉴판이 있어서 무리없이 주문할 수 있다.

씹을 때마다 쭉쭉 터져 나오는 기름이 입안을 가득 채워 풍미 깊은 맛을 자랑한다. 바비큐 구이 양은 적은 양, 절반, 전체 부위 등으로 나뉜다. 적은 양 가격을 기준으로 거위구이(200홍콩달러, 약 3만5500원), 오리 구이(100홍콩달러, 약 1만8000원), 돼지고기구이(160홍콩달러, 약 2만8400원) 등 수준이다. 쌀밥에 구이를 올린 덮밥류는 1인분 기준으로 약 70홍콩달러(약 1만2400원) 선이다.
주요리는 소금 뿌린 돼지갈비(85홍콩달러, 약 1만3000원), 튀긴 두부(75홍콩달러, 약 1만3000원),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돼지고기(90홍콩달러, 약 1만6000원), 쓰촨식 소고기볶음(110홍콩달러, 약 2만원), 캐슈너트와 함께 볶은 새우구이(100홍콩달러, 약 1만8000원) 등 다양하다. 토마토 소고기 밥 등 중국식 밥 요리와 중국식 볶음국수류 등 요리는 약 70홍콩달러(약 1만2000원) 안팎으로 맛볼 수 있다.

샌드위치와 차 등도 함께 파는 차찬텡 형식 식당이라 아침 먹기에도 좋다. 차찬텡은 간단하면서도 저렴한 식사와 다양한 차를 파는 홍콩의 대중음식점이다. 샌드위치는 약 22홍콩달러(약 4000원)고 밀크티 등 음료는 뜨거운 것을 기준으로 20홍콩달러(약 3600원)이다. 샌드위치류를 따뜻하게 먹고 싶다면 2위안을 추가로 낸 뒤 구워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매장에 들어서면 통째로 익힌 거위, 오리, 돼지 등이 긴 막대에 매달려 있는 이국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입맛을 돋워주는 소고깃국을 무료로 내어준다. 홍콩식 고기구이는 꿀 등을 섞은 소스를 표면에 발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배로 증폭할 것 같지만 오히려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다. 느끼할 때쯤 같이 내어주는 아삭한 순무류의 홍콩 국민 채소인 초이삼(菜心) 볶음을 한입 맛보면 기름기가 싹 내려간다.

홍콩식 거위구이는 뼈가 완전히 발라져 나오지 않기에 입천장을 긁히지 않게 잘 발라 먹어야 한다. 고기구이 덮밥을 시키면 식초에 고추 양념을 섞은 시큼한 양념을 준다. 이 양념이나 자리에 놓인 고추기름 중 취향껏 뿌려 먹으면 된다. 이곳에서 파는 밀크티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나는데 밀크티 특유의 차 맛이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것 같다.
가격대가 합리적인 편이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라고.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바비큐 구이류와 국수류는 오전 10시 이후부터 판매한다. 포장도 가능하며 카드와 현금 결제 모두 가능하다.
끝으로 홍콩 식당은 손님이 무료로 쓸 수 있는 휴지나 물티슈 등을 구비해 놓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들고 다녀야 한다. 다만 이쑤시개는 어느 식당에서나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재밌는 점이다.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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