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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미테랑도 정착했다… 프랑스서 가장 아름다운 이곳, 도대체 어떻길래

강예신 여행+ 기자 조회수  

-제라드 도데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 단독 인터뷰

-‘프랑스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선정된 6곳 모두 뤼베롱에

-“한국은 가장 다이내믹한 시장… 아시아 중 가장 빠른 회복률 보여”

-한국 소규모·체류형 여행 스타일 뤼베롱에 잘 맞아


뤼베롱 고르드. /사진= 프랑스 관광청

뤼베롱에 산 지 40년이 됐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뤼베롱 풍경에 감동하고, 여기가 내가 사는 곳임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여행을 정말 많이 하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사는 뤼베롱으로 돌아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

제라드 도데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


제라드 도데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이자 뤼베롱 카비용시의 시장이기도 한 제라드 도데(Gérard Daudet)가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프랑스 관광청이 프랑스와 한국 관광업계 교류를 위해 마련한 자리인 ‘프렌치 데이즈 인 서울 2024’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도데 회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프렌치 데이즈 인 서울의 갈라 디너 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지긋한 나이에 익숙하고 편안한 동네를 떠나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서울을 찾은 이유를 묻자 그는 “많은 한국 여행객들이 비행만으로도 14시간 넘게 투자해 뤼베롱을 찾아오고 있다”며 “귀중한 시간에 뤼베롱을 찾아준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선 나도 한국에 와 직접 한국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고르드 라벤더 밭. /사진= 프랑스 관광청

프랑스 남부 자연공원 지역인 뤼베롱은 두 번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특별한 곳이다. 고지대 아래로 펼쳐지는 절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포도밭, 흰 참나무, 올리브 나무 숲 등으로 둘러싸인 풍경 속 다채로운 마을이 자리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고르드, 루시용, 앙수이, 메네르브, 그리고 루르마랭이 있다. 계절에 따라 볼 수 있는 양귀비, 라벤더 등은 스냅 사진 명물로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뤼베롱은 모든 남부 프랑스 주요 관광 명소에서 가깝다.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에서 45분, 아비뇽에서 30분, 니스에서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루르마랭. /사진=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뤼베롱의 루르마랭에는 ‘이방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의 묘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알베르 카뮈는 노벨상 상금으로 포토밭과 올리브 숲이 울창한 루르마랭에 집을 구입해 사망 직전까지 살았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도 뤼베롱에 자택이 있었고 그의 딸은 아직까지도 뤼베롱에 살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프랑스 배우 다니엘 오퇴유 (Daniel Auteuil) 등 배우나 가수, 코미디언 등 셀럽들도 상당 수가 이곳에 정착했다. 관광객을 피해 조용히 머물고 있는 이들을 배려해 주민들은 스타와 마주쳐도 프라이버시와 휴식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아는 체하지 않는다고 한다.


뤼베롱 양귀비밭. /사진= judithvoyage

도데 회장은 뤼베롱에서 한국 시장은 “팬데믹 이후 가장 다이내믹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시장의 회복률이 가장 빠르다고 한다. 그는 “한국 여행객은 단체로 잠깐 들렀다 가기보다는 지인들이 소그룹으로 와서 뤼베롱에 체류하며 여행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이러한 소규모 체류형 고객이 뤼베롱이 선호하는 가장 적합한 손님이기 때문에 한국 여행객을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여행객은 꼭 여름 시즌이 아니더라도 봄·가을에도 많이 찾아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뤼베롱의 자랑거리를 묻자 도데 회장은 가장 먼저 미식을 꼽았다. 올리브유, 트러플, 꿀, 로제 와인 등 지역에서 난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이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포도나 트러플을 수확하는 모습, 올리브 오일 압축하는 작업 등을 구경할 수도 있다. 트러플의 경우 12월부터 2월 사이에 방문하면 볼 수 있고 여름 시즌에도 일부 수확한다. 올리브유도 종류가 아주 다양한데, 색깔이나 질감, 곁들여 먹는 음식 등에 따라서도 최적의 제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모든 것들을 뤼베롱 미식 투어를 통해 배우고 체험 가능하다.


뤼베롱 와인과 음식. /사진= Marelune Yvinec Nouvelle Lune agency

올리브유나 트러플은 타 남프랑스 지역에서도 만나게 되는데, 뤼베롱만의 특산물은 없냐는 질문에 카바용시 시장이기도 한 도데 회장은 ‘카바용 멜론’을 소개했다. 일반적인 초록빛 멜론과 달리 속이 노란 멜론인데, 아주 달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6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여름 시즌에 맛볼 수 있다.

도데 회장은 “지금은 뤼베롱 말고도 이곳저곳에서 카바용 멜론이라는 이름으로 노란 멜론을 판매하고 있는데 뤼베롱의 카바용에서 난 것이 진짜 카바용 멜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카바용에서 난 멜론이 아닐 경우 ‘카바용 멜론’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할 수 없도록 IGP(유럽 연합의 식품 인증 중 하나로 높은 품질과 차별성이 있는 제품에게만 부여하는 인증제) 인증을 통해 상표권을 보호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이제부터 여행객들은 카바용에서 생산된 ‘진짜 카바용 멜론’만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도데 회장은 “카바용 멜론 중에서도 ‘카바용 프리미엄’이라고 붙어 있는 제품은 당도가 14% 이상인 것들로만 선별한 것으로 맛이 없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7월 초에는 카바용 멜론 축제도 열릴 정도로 카바용 멜론은 뤼베롱 지역의 으뜸 특산물이다.


뤼베롱에서 자전거 타기 / 사진= P. Giraud – OTLMV

뤼베롱은 자연공원 지역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다니긴 어렵지만 자전거길이 잘 돼 있다.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포도밭도 구경하고 골동품 가게, 로컬 시장 등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숙박 시설은 팔라스(Palace) 등급 호텔부터 가성비 좋은 숙소까지 모든 예산에 합당한 선택지를 갖췄다. 글로벌 체인 호텔 없이 로컬 브랜드 호텔이나 민박으로 구성돼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비슷비슷한 분위기의 호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뤼베롱 지역의 특성을 가득 담은 ‘가장 프로방스스러운’ 숙소에서 머물 수 있다.

한국 여행객들이 뤼베롱을 여행하기 편리한 방법으로 한진관광 전세기 상품을 이용하는 편이 있다. 한진관광은 마르세유 공항과 마르세유, 엑상프로방스, 뤼베롱과 수년 째 협업 중이다. 전세기를 매년 띄우고 있고 올 가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3번 띄웠는데 올해는 4번을 운항했을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도데 회장은 “내년에는 전세기를 봄에 띄울 예정인데 앞으로 정기편으로 운항할 수 있게끔 노력 중”이라며 “사계절 내내 한국 여행객들을 뤼베롱으로 초대할 수 있도록 한진관광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제라드 도데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도데 회장은 뤼베롱엔 한국 여행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준비 돼 있고 최고의 기억을 선사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뤼베롱에 대한 한국 여행객들의 의견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소중하니 많은 목소리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는 다이내믹하고 트렌디한 한국 여행객들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라드 도데 뤼베롱 관광안내사무소 회장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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