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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순박함이 그립다면…베트남 호이안으로 오세요

김혜성 여행+ 기자 조회수  


베트남 호이안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곳 사람들은 아직 순박함을 잃지 않았어요” 마을 전체가 샛노란 색으로 칠해진 베트남 호이안의 올드타운 여행 중 현지인 가이드가 이런 말을 전했다.

본래 이 지역은 15세기부터 19세기 무역항 역할을 하던 항만 도시로 그 흔적을 지금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을 곳곳의 예스러운 풍광에 놀라기도 잠시. 어딜 가든 따스하게 맞아주는 지역민의 미소는 노란빛보다 더 밝다.

문득 누군가의 순박함이 그리워지는 어느 날에. 당신이 찾으면 좋을 호이안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01

“1인 2만원에 객실서 즐기는 조식 뷔페”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 사진=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호이안에는 단돈 2만원에 객실서 그냥 조식도 아니고 ‘뷔페식 조식’을 즐길 수 있는 인심 좋은 리조트가 있다. 2023년에 문을 연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가 그 주인공이다. 25개의 프라이빗 빌라를 비롯해 193개 객실이 있는 너른 리조트다.


객실에서 조식 뷔페를 즐길 수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객실 내 조식 뷔페는 예약 시 이용할 수 있으며 2인 기준 79만동(약 4만3000원)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1인 기준으로는 약 2만원에 객실서 리조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한 뷔페를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아침 뷔페는 전채요리·메인·디저트 등의 메뉴 중 음식 2개를 취향껏 골라 투숙객 마음에 쏙 드는 뷔페를 구성할 수 있게 했다. 호이안 전통 국수인 까오러우·반미·쌀국수·스크램블 에그·소시지·연어 등 선택지에 있는 메뉴 구성 자체가 알차다.


4인 이상 고객이 예약 시 객실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가족 단위 투숙객 등은 객실에서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최소 4인 이상 투숙객을 기준으로 12시간 전에 예약 시 객실에 요리사가 방문해 해산물과 여러 종류의 고기를 구워준다. 5가지 고기 요리와 10여 개의 곁가지 음식을 한 사람당 99만동(약 5만4000원)에 맛볼 수 있다.


푸드 스튜디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객실서 즐기는 요리도 좋지만 리조트 내 식당인 푸드 스튜디오에서 즐기는 요리에 비할 바는 아니다. 푸드 스튜디오는 바다와 마주한 특급 전망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단품 메뉴를 맛봐도 좋지만 후회 없는 미식 경험을 하려면 코스 요리를 택하는 편이 좋다.


진을 곁들여 내는 코스 요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그중 단연 인기는 메뉴마다 진(Gin)을 곁들여 내는 코스 요리다. 아티초크 소스를 곁들인 소고기구이에는 향긋한 달랏 플라워밤 진, 매콤한 뒷맛이 매력적인 호이안 스파이스 로드 진에는 해산물 구이를 곁들이는 등 다채로운 진의 향연이 펼쳐진다.

진 코스 요리는 1인 기준 55만동(약 3만원)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원을 넘나드는 시대에 이토록 저렴한 코스 요리라니 가뭄에 단비같이 반갑다.


이탈리안 코스 요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면 이탈리안 코스 요리가 제격이다. 전채요리인 빵과 버터가 스케이트보드 위 안전모에 담겨 나와 눈까지 즐겁다. 베트남의 상징적인 다리인 ‘바나힐 브릿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카나페·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오징어·육회와 비슷한 카르파초 디 만조·닭고기 구이·구아버 소르베 등 특색 있는 요리를 1인 기준 95만동(약 5만2000원)에 불과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보여줄게~완전히 달라진 나” 객실부터 부대시설까지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 사진=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과거 이 리조트는 베트남 최대 관광 및 숙박 기업인 빈펄 소유였다. 메리어트 그룹의 르네상스 브랜드가 인수해 새롭게 탈바꿈해 다시 문을 열었다. 현재 프라이빗 빌라는 내부를 전부 갈아엎었고 나머지 객실 역시 내년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다만 공사 중이라는 어수선한 느낌의 말과는 다르게 리조트 내부는 객실부터 부대시설까지 벌써 제자리를 찾은 모양새였다.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수영장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리조트 코앞에는 베트남 중부 지역을 대표하는 끄아다이 해변이 펼쳐져 있는데도 바다 수영을 즐기는 투숙객을 찾아볼 수 없다. 빌라 객실마다 전용 수영장이 있고 커다란 공용 수영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오후 시간대에는 수영장 옆 풀 바(Bar)에서 반미와 같은 현지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객실에 있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다가 무료함이 찾아와도 걱정 없다. 리조트에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실내외 활동을 제공한다. 요가·티셔츠 꾸미기·줌바 춤·자전거·수영 등 옹골진 수업 덕에 따분할 틈이 없다.


요리 수업 신청 시 리조트 요리사와 함께 현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연인이나 가족 여행객 모두에게 추천하는 활동은 ‘요리 수업’이다. 망고 샐러드부터 닭고기 볶음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을 요리사와 함께 만든 뒤 맛보는 재미가 있다.

일정을 함께한 리조트 요리사는 튀르키예의 유명 인플루언서 겸 요리사 솔트배(Salt Bae) 흉내를 내는 등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수업을 진행했다. 솔트배는 음식에 소금 간을 할 때 팔꿈치를 들어 뿌리는 특유의 행동으로 유명해졌다,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 & 스파 요리사는 “베트남 음식은 재료가 간단하고 만들기 쉬운 게 특징이다”며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나는 음식이 대부분이라 그런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파 시설, 마사지 침대, 운동시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리조트 부대시설 역시 다양하다. 거품욕을 즐길 수 있는 스파, 푸른 정원 전망을 감상하며 땀을 뺄 수 있는 운동시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 7세 이상 어린이를 맡길 수 있는 유아 시설 등을 전부 갖춰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이 리조트의 푸근한 인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투숙객의 리조트 밖 여행까지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리조트에서 호이안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건 기본이다. 리조트에 문의하면 검증받은 현지 관광 안내원인 네비게이터와 관광 일정을 동행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베테랑 현지 안내원과 함께한 호이안 여행지 두 곳을 소개한다.

02

호이안 사람들이 안녕을 비는 법

푸젠 화교회관(Hội Quán Phước Kiến)


푸젠 화교회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 위에 얹은 멋들어진 초록색 지붕. 그 위에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용 조각상. 시선을 사로잡는 이 중국풍 조형물은 탐취안 문이다. 푸젠 화교회관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 문을 지날 수밖에 없다.

이 대문에는 3개의 중문이 있는데 왼쪽은 남성을 상징하고 오른쪽은 여성을 상징한다. 동행한 안내원은 “여자 문이 오른쪽(Right)에 있는 이유는 여성은 언제나 옳기(Right) 때문이다”며 우스갯소리를 알려줬다.


푸젠 화교회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호이안에서 웬 중국 건물 구경인가 싶겠지만 다 이유가 있다. 이곳은 17세기 베트남으로 이주한 화교들이 지은 예배당으로 물, 부(富), 아이의 신을 모시고 있다. 현지인들은 그중에서도 물의 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푸젠 화교회관의 원뿔 모양 향의 재를 맞으면 운수가 좋다는 미신이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지역은 과거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구가 자리했을 정도로 무역이 발달했다. 그만큼 물에서 발생하는 사고도 잦았는데 그 때문에 호이안 사람들이 자연히 물의 신을 숭배하게 됐다는 게 뒷얘기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곳에서 모시는 신을 본뜬 조각상이 빼곡하다.

머리 위에는 많은 이들의 염원을 닮은 종이 카드를 대롱대롱 매달아 놓은 원뿔 모양 향이 있다. 현지인 사이에서는 이 향이 타면서 떨어지는 재를 맞으면 운수가 좋다는 미신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월대보름과 비슷한 원소절인 음력 1월 15일에 이곳에서 축제를 열고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회관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03

벌도 탐내는 그 맛,

못 호이안(Mót Hoian)


못 호이안의 못 차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호이안 옛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손에 흰 종이컵을 쥐고 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차 위에 연꽃잎을 얹어 더 눈길이 간다.

이 차 이름은 못 차(Mót tea)다. 호이안 지역 전통 차로 착각할 수 있지만 이 차는 못 호이안의 가게 주인인 응우옌 흐우 쑤언이 가문 대대로 내려오던 차 조리법을 토대로 만든 차다. 못 차는 크게 인기를 끌어 지금은 호이안 지역을 대표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못 차를 따라하는 가게도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이곳이 원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못 호이안 직원이 못 차를 퍼 담고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못 차는 레몬그라스, 중국의 약재인 나한과, 생강, 감초, 계피, 로즈메리, 국화 등을 넣고 우린 물에 꿀을 넣어 달콤한 맛을 더한 게 특징이다. 못 차에 여러 약재가 들어갔다고 해서 맛이 별로일까봐 겁낼 것 없다. 달콤하면서도 은은하게 도는 쌉싸름한 맛은 남녀노소 좋아할 만큼 호불호가 없는 맛이다. 차 한 잔에 1만8000동(약 1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가게에 따르면 못 차에는 각종 허브가 들어가 소화를 돕고 무더운 베트남 날씨를 견딜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환경을 생각해 대나무로 만든 빨대를 주는 점도 인상적이다.

찻집 주변에는 못 차 특유의 달콤한 향 때문에 벌들이 가득하다. 그 덕에 직원이 한 손으로는 차를 뜨고 다른 손으로는 날갯짓하고 있는 벌을 쫓는 풍광이 퍽 재밌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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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여행+ 기자
content@www.trip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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